계약 금액은 10조3104억원(90억달러)으로 SK그룹의 역대 인수합병(M&A) 기준으로도 가장 큰 수준이며 국내 기업으로 확대해보더라도 2016년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종료일 기준 80억달러)보다 크다.
이번 계약을 두고 업계에선 반도체 시장에서 과감하고 공격적인 베팅을 선보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승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용인에 120조원을 들여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초대형 사업도 추진하는 등 국내외에서 과감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M&A를 통해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도 명실상부한 업계 2위로 발돋움한다. D램에 비해 상대적 열세였던 낸드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인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이 상대적으로 비주력에 속했던 인텔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번 계약을 성사시켰다. 거래 규모가 10조원을 육박하는 만큼 이번 거래에선 SK그룹 총수인 최 회장의 용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 회장은 2012년 당시 하이닉스를 인수할 때부터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할 중요성을 크게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2013년부터 이천과 청주 등에 M14·M15·M16 등 생산공장 추가 투자를 잇따라 진행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2017년에는 낸드 세계 2위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에 4조원대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당시 SK하이닉스의 투자를 두고 반도체 업계에선 D램에 비해 시장 경쟁력이 뒤처지는 낸드 사업을 키우기 위한 포석으로 평가했다.
최 회장의 승부수는 지난해 발표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해 50여개 장비·소재·부품 협력사와 함께 입주하는 반도체 전문 산업단지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을 지나 가격 하락으로 불황이 본격화되는 시기였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과감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고삐를 죈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SK그룹은 소재(SK머티리얼즈)부터 원재료(SK실트론), 실제품(SK하이닉스)까지 이어지는 반도체 생산 수직체계를 갖춘 상태에서 중소 협력사와 상생을 통해 국내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 확장에도 기여하겠다는 전략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진입 장벽이 높고 막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반도체 업계 특성상 총수의 과감한 결단이 사업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최 회장이 이번에도 인텔과 M&A를 통해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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