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s

Monday, September 7, 2020

한국형 폐고혈압 표준진료지침이 나온 이유는? - 청년의사

selasartari.blogspot.com

희귀질환인 폐동맥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공급하는 폐동맥의 혈압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치료 중인 국내 환자는 약 1,500명이고 잠재적인 환자는 6,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폐동맥고혈압의 증상은 일상생활에서 종종 경험하는 호흡곤란, 숨 가쁨, 부종 등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병인지 알아채기 힘들다. 이런 이유로 몸에 이상을 느끼고 확실하게 폐동맥고혈압으로 진단받기까지 평균 1년 6개월이 소요된다.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어렵다는 의미다. 

생존율도 낮다. 국내 환자의 평균 생존율은 3년 기준으로 54.3%에 불과하다. 진단이 되더라도 적극적인 치료가 어려운 게 원인 중 하나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적용기준이 너무 중증도에 맞춰져 있어 조기에 적극적인 약물병용이 어렵고, 치료 길라잡이라고 할 수 있는 표준진료지침이 없었던 탓도 크다. 

다행히 이런 문제를 인지한 전문가들이 최근 ‘한국형 폐동맥고혈압 진료지침’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치료 발판을 마련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장혁재 교수는 청년의사 유튜브 채널 '의대도서관'에 출연해 한국형 폐동맥고혈압 표준진료지침 마련과 국내 치료환경 변화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장혁재 교수는 청년의사 유튜브 채널 '의대도서관'에 출연해 한국형 폐동맥고혈압 표준진료지침 마련과 국내 치료환경 변화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사진 클릭시 인터뷰 영상으로 이동합니다)

지난 8월 22일 열린 제12회 폐고혈압 포럼에서는 ‘PAH in 2020 & beyond: Sharing experience of selexipag from the real world data’를 주제로 국내 폐동맥고혈압 치료 환경과 국내 도입된 치료제 등을 고려한 새로운 치료 표준진료지침이 제시됐다. 

표준진료지침 제정을 주도한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장혁재 교수는 의사들을 위한 의학전문채널 <의대도서관>에 출연해 이번 표준진료지침의 의미를 설명했다.

장 교수는 "첫째, 객관적인 위험도 평가 기준을 마련했다는 것과 둘째, 국제적으로 인정된 치료방법을 국내 보험체계에 반영하고자 하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고 했다. 

현재 국내 폐동맥고혈압 치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적절한 ‘위험도 평가 (Risk Assessment)’를 하지 않는 것이다.

객관적인 여러 변수(Multi-parameter)를 통해 위험도를 평가해야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까지 주관적인 의견으로 폐동맥고혈압 치료 방법을 결정하고 있다. 즉, 환자의 위험도 수준을 과소평가하고,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환자는 상태에 비해 부족한 치료를 받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표준진료지침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위험도 평가 방법을 썼다. 

장 교수는 “진료지침은 어떤 질환을 참고할 때 임상 의사들이 참고해야 하는 표준 프로토콜이다. 1년 간 폐동맥고혈압 환자를 진료하는 경우가 드문 의료진도 많다. 어떤 방식으로 진료해야 하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주관적 판단에 따라 상대적으로 위험도를 낮게 평가할 수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위험도 평가 기준에 맞춰 진료지침을 정했다 ”고 했다. 

한국형 표준진료지침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폐동맥고혈압은 초기에 병용요법 등을 통해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게 예후가 좋다. 이번 폐고혈압 포럼에서 발표된 리얼 월드 데이터(Real World Data) 분석 연구에 따르면, 조기에 폐동맥고혈압을 진단하고 서로 다른 계열의 약물을 적극적으로 병용했을 때 기대 생존율이 7.6년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동맥고혈압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지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적용 기준 때문에 병용치료에 제한이 있다. 국내 허가된 치료제는 모두 세가지 계열이다. 보세탄, 암브리센탄, 마시텐탄 등 엔도셀린 수용체 길항제 수용체(Endothelin receptor antagonist, ERA), 발기부전치료제로 잘 알려진 PDE-5 억제제, 셀렉시팍 등 비프로스타노이드 선택적 IP 수용체 작용제(프로스타그란딘 아날로그)다. 

현재 국제적으로 세가지 계열의 약물을 적극적으로 병용하는 게 환자 예후를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병용치료가 쉽지 않다. 

그는 “연구결과들을 보면 숨이 거의 안 찬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병용치료를 해서 경과를 호전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와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보험제도는 아직 functional class 3, 그러니까 일상생활에서도 호흡곤란으로 인해서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부터 보험이 된다”고 설명했다. 

PDE-5 억제제는 functional class 2부터 급여가 된다. 하지만 현장에서 1차 치료제로 주로 선택하는 건 ERA 계열이다. 이 약제는 functional class 3부터 보험급여가 인정된다. 가장 최근에 허가된 셀렉시팍(제품명 업트라비정)의 경우 2제부터 병용이 가능하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순차적 3제 병용요법에도 보험급여가 인정된다. 하지만 여전히 환자들에게 쓰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장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해외는 절반 정도의 환자가 병용치료를 하지만 우리나라는 20%가 채 안 된다. 우리나라는 적극적인 치료의 장벽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꼬집으며 “최소한 국제적으로 공인된 임상 성적은 인정돼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번 표준진료지침을 제정하면서 장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병용치료에 대한 의견서도 제출한 상태다. 

그는 “국내 표준진료지침을 마련한 것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효과가 입증된 의료행위를 국내 보험진료 체계에도 반영하고자 하는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며“의료진의 역할은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희귀난치성 질환의 치료방법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것도 의료진의 역할이다. 이번 진료지침 마련으로 의료재정이 낭비되지 않으면서도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가 이뤄지는 방향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했다. 

인터뷰 전체 영상은 유튜브 의대도서관(https://youtu.be/1M_ecvVYCIo)에서 확인할 수 있다.

Let's block ads! (Why?)




September 08, 2020 at 08:00AM
https://ift.tt/2R2T723

한국형 폐고혈압 표준진료지침이 나온 이유는? - 청년의사

https://ift.tt/3hkMHao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