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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주의회 건물 공격도 모의…7일 실제 폭발물 구입 계획
휘트머 주지사, 코로나19 ‘강력한 봉쇄’로 극우단체 타깃돼
“트럼프 ‘물러서 대기해’ 발언 행동 촉구로 해석된 것” 비판
그레첸 휘트머 미국 미시간주 주지사가 8일(현지시각) 랜싱에서 자신에 대한 납치 음모가 적발된 데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랜싱/AP 연합뉴스
미국 극우 무장단체 등이 “내전을 시작하자”며 민주당 소속 현직 주지사를 납치하려다가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편투표는 사기’라며 대선 불복을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대선을 25일 앞두고 극단주의자들의 실제 내전 모의가 적발되며 드러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납치를 모의한 혐의 등으로 13명의 남성을 체포했다고 <뉴욕 타임스> 등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 중 6명이 납치 계획을 짰고, 나머지 7명은 ‘울버린 감시단’이란 극단주의 무장단체 소속으로, 경찰과 주의회 건물 공격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방수사국은 잠복 요원과 비밀 정보원들을 통해 이들 일당의 암호화 메시지를 입수해 이번 납치 음모를 사전에 적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방수사국이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초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폭력을 통해 주 정부를 전복하자 논의가 불붙기 시작하면서 납치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는 11월 대선 직전 휘트머 주지사를 납치한 뒤, 위스콘신주의 은거지로 옮겨 반역죄로 재판한다는 계획이었다. 또 200명을 모아 랜싱의 주정부 청사를 기습하자는 구상도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 8, 9월 휘트머 주지사의 별장을 몰래 감시하는 한편, 사격 연습과 군사 훈련을 하고 건물 폭파 연습을 위해 수차례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납치 음모에 동참한 이들 중 1명이 지난주 테이저총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체포됐는데, 그는 7일 이들 일당이 폭발물을 살 계획이었다고 진술했다. 휘트머 주지사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마스크 의무화를 비롯한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펼쳐 전국적 주목을 받으며 한때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극우단체 등은 지난 4월 휘트머 주지사의 전면적 봉쇄 정책을 비난하며 주도 랜싱으로 몰려들어 반대 집회를 벌여왔다. 미시간은 총기 휴대를 허용하고 있어 집회에는 총을 든 극우주의자들이 참가하기도 했다. 휘트머 주지사는 자신을 겨냥한 납치 음모가 드러나자 “22개월 전 취임 선서를 할 때 힘들 줄은 알았지만 이런 일까지 있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적 발언이 극우단체들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달 29일 첫 대선 티브이(TV)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서서 대기하라”라고 발언한 것 등을 문제 삼으며 “증오 단체들은 대통령의 말을 비난으로 듣지 않고 집회를 열어라, 행동에 나서란 요구로 들었다”고 한 것이다. 휘트머 주지사는 “지난 7개월 동안 과학을 부정하며 불신을 심어준 대통령이 공포와 증오를 확산시키는 이들에게만 위안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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